The Great Adventure of Clarence Jordan

클라렌스 조던(Clarence Jordan).

약 100년전, 미국 남부 출신의 클라렌스 조던이라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하고 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농사를 지으며 성경을 연구하는 신학자였습니다.

조던이 살던 1900년대 초 미국, 특히 극심한 인종차별로 악명 높던 미국 남부 지역, 피부색이 다른 이들에 대한 멸시와 가학이 일상이던 당시 사회의 현실이 이 젊은 청년의 마음을 찔렀던 것 같습니다.

1942년, 서른살 청년 조던은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코이노니아 농장(Koinonia Farms)이라는 이름의 공동체를 세웁니다.
조던은 코이노니아 농장을 통해 성경이 전하는 메시지를 그대로 실현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백인, 흑인, 남자, 여자간의 차별을 없애고, 누구든지 농장에서 함께 일하며 토지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그 수입도 모두 공유하는 생활을 실천합니다.

그런 조던의 철학과 공동체는 당시 미국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농장이 운영되지 못하도록 조직적인 방해를 일삼았습니다.
무단으로 농장에 침입해서 기물과 농작물을 홰손하는 것은 기본이고, 코이노니아 농장이 보험에 들 수도,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도, 비료를 구입할 수도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1962년, 코이노니아 농장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코이노니아 농장은 성공하지 못합니다.
계속되는 어려움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농장을 떠나고 결국 조던의 가족을 포함한 단 두 가정만이 남게 됩니다.

 

 

밀라드 풀러(Millard Fuller).

대학에서 경제학과 법학을 공부한 풀러는 20대에 자수성가하여 백만장자가 된 능력있는 사업가이자 변호사였습니다.
말 그대로 American Dream을 일궈낸 것이죠.

그런데 이 부유한 젊은이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파경 직전까지 다다른 가정 불화 이후 풀러는 백만장자의 화려한 삶을 버리고,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그가 서른살이 되던 1965년, 풀러는 쓸쓸한 코이노니아 농장을 지키던 50대 중년의 조던을 만납니다.

코이노이아를 지켜온 조던은 평소 주변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은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 건물을 세우는데 힘쓰는 만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필요한 거처를 제공하는데에도 동일한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설파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철학은 서른살 청년 풀러에게도 전해집니다.

풀러는 조던과 함께 거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사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1969년 겨울, 후원받은 건축자재와 기금,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통해 집 한채가 완성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 운동의 시작입니다.
이후 풀러는 2009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평생동안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30만채가 넘는 집을 제공합니다.

 

아, 그리고 한사람이 더 있네요.

코이노니아 농장 인근에 살면서 땅콩을 키우던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훗날 미국의 대통령이 되지요.

그가 바로 지미 카터(Jimmy Cater)입니다.
카터 전대통령이 퇴임 후인 1984년 해비타트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해비타트는 세계적인 단체로 성장할 수 있게 되지요.

 

클라렌스 조던, 서른살 청년의 꿈은 그의 생전에 빛을 보지 못합니다.

20여년간 갖은 고초를 겪으며 지켜낸 그의 농장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졌습니다.
인생의 말년에 만난 젋은이와 함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지만, 사실 그는 1969년 지어올린 첫번째 집이 완성되기 직전에 세상을 떠납니다.
그가 바라던 것은 이런 인생이 아니였을 것 같은데..
헌데 그 인생은 다른 두 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고 그것이 21세기 자선(charity) 활동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우리에 주어진 역할이 이런 것이라면 과연 우리는 조던과 같은 인생을 살아낼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사실 한달전에 쓴 것이지만, 어떻게 글마무리를 지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우리는 조던의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요?  저는 솔직히 아직 답을 못하겠습니다.

 

P.S.
이것은 사실 한달전 소개팅으로 만난 처자가 해비타트에 관심있어 하길래, 집에 와서 검색을 하다가 발견한 사실입니다.
소개팅은 여러분에게 새로운 영감과 도전을 불러일으킵니다.